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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다독 /2019

[2019.4.27] 파과

<파과>


0. 책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은 어떤 부분인가요?


0.5. 구병모 작가는 호흡이 매우 긴 만연체의 독특한 문체와, 다채로움을 넘어서 낯설 정도로 폭넓은 어휘를 쓰는 작가입니다. (실제로 매일 아침 30페이지씩국어사전을 정독하고 계시다고 해요.) 작가 고유의 매력이라는 분들도 있고, 읽기 너무 불편하다는 분들도 있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합니다.


1. 노인, 여성, *킬러. <파과>는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이야기에 독특한 설정의인물을 내세운 점이 신선한 소설이었습니다. 작가가 직접 인터뷰에서 ‘기존의 고정관념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뒤집어 말하면 주인공을 제외하면 다소 식상한 이야기였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읽으면서 아쉬운 부분은 어떤 부분이었나요?

(*작가는 성별과 나이로 인물의 타자성을 극대화하고, 그 타자가 육체적 소멸그리고 사회적 시선에 저항하는 방식을 극단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킬러라는 소재를 차용했다고 합니다.)


2. 이야기의 끝부분에서 조각은 남은 한 손, 그마저도 멀쩡한 구석이 없는 손톱에 네일아트를 받습니다. 또한, 이야기의 중반에서는 강 박사에 대한 연정을 투우에게 들켜 조롱을 받기도 합니다. 네일아트도 사랑도 노인에게 할애된 지분은없는 걸까요?

[(p.342) 그들은 손톱을 보고 바로 이어서 손톱 주인의 얼굴을 올려다보자마자눈을 휘둥그레 뜰지도 모르지. 도저히 당신과 같은 나이의 사람에게 어울리는장식이 아니라는 편견을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다만 침묵하거나 헛기침하며 흘끔거리겠지. 그러나 이 순간 그녀는 깨지고 상하고 뒤틀린 자신의 손톱 위에 얹어놓은 이 작품이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그것은 진짜가 아니며 짧은 시간빛나다 사라질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렇듯 일상에서 밀려나 타자화된 대상들이 실은 남과 다를 바 없는 보편적인욕망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침묵하거나 헛기침하며” 당혹스러워 합니다. 나도 모르게 타인의 욕망을 자신의 잣대로 재단한 적이 있는지 이야기 나눠보고자 합니다.


3. 영화의 성평등 지수를 가늠하는 지표인 ‘벡델 테스트를 ‘알고 계신가요? (<파과>는 벡델 테스트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나 소설, 각종 문화 컨텐츠들이 성별, 인종 등 다양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추세이나, 지나친 평등(?) 추구가 오히려 컨텐츠의 재미를 해친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벡델 테스트란? 

  벡델테스트는 미국의 유명 만화작가 앨리슨 벡델이 1980년대 중반 친구와 영화를 보면서 남성 중심 영화들이 얼마나 많은지 계량화할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다가 처음 만들었다. 

  테스트 방법은 간단하다. ① 영화에서 이름을 가진 여성 캐릭터가 두명 이상인가? ② 이 여성들끼리 한번이라도 대화를 하는가? ③ 그 대화 속에 남자 주인공에 관한 것이 아닌 다른 주제의 내용이 있는가? 영화 내용이 이 세가지 조건을통과하는지 본다. 

  쉽게 통과할 것 같지만 막상 결과는 그렇지 않다. 앨리슨 벡델의 의도 역시 할리우드 영화들이 최소한의 ‘젠더 개념’을 반영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아주 낮은 기준으로 질문을 만들었다. 그런데도 뜻밖의 결과가 나온다. 특히 큰 자본이투입된 영화일수록 더 통과를 못한다. 

  벡델테스트는 남성 중심의 영화를 여성 중심으로 바꾸자고 주장하려는 테스트가 아니다. 또 이 세가지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고 ‘젠더 개념’에 충실하다거나, 하나도 통과하지 못해서 여성성을 왜곡하는 영화라는 뜻도 아니다. 벡델테스트는 사람들이 대중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에서, 영화 속 현실이 사회가 요구하는 ‘성 역할’과 다른 맹목적인 부분이 있다는 걸 환기시킨다. 또 남녀의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남성 중심적 사고를 더 고착화하고 있다는점도 꼬집는다. 

▷ [논란] - 그래비티 vs. 일본 미소녀 애니메이션 중 벡델 테스트를 통과하는작품은? 



4. 여성 뿐만 아니라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다양하고 특색있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나 도서를 알고 계시다면 다같이 공유해보아요. :) (Ex: 캡틴 마블, 어스, 허스토리, 원더…)

[문소리는 인터뷰에서 "지난 2018년부터 한국 영화계에 변화의 움직임이 일었다는 걸 실감한다. 여성 캐릭터들이 다양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리틀 포레스트', '미쓰백', '국가부도의 날' 등 여성 서사를 다룬 의미 있는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했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남성 위주의 영화계에서 설 곳을 잃었던 여성 배우들로서는 이런 흐름이 더없이 반가울 터다. 실제로 배우들도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염정아는 “여배우들끼리 ‘우리 진짜 할 거 없지 않냐’며 불만을 털어놓은 게 엊그제 같은데 최근 1~2년 사이 시나리오가 많이 달라졌다”며 “캐릭터가 확실히 다양해졌다. 선택의 폭이 늘어난 것이다. 정말 반가운 일”이라고 했다.] — 참고 기사발췌

 


나의 평점 : 3.3

평균 평점 : 3.43

 

조금 뻔하다고 생각한 킬러의 이야기

또 책을 읽을때 영화를 보는 것처럼 그려지는 문체였다.

 

다만 다른건 나이든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것.

그것만 해도 의미가 있는 책 아닐까